U-20 여자축구 13골 대기록... 본선행 확정 > 스포츠이슈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스러운 게임이었지만 우리 여자축구 선수들은 누구보다 냉정하게 승리에 집중했고 아무나 흉내내기 힘든 13골 대기록을 만들어내며 월드컵 티켓을 따냈다. 에이스 전유경과 멀티 플레이어 원채은을 스타팅 멤버에서 뺀 우리 팀은 홍채빈과 양은서의 더블 해트트릭으로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윤정 감독이 이끌고 있는 20세 이하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9일(토) 오후 5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는 자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AFC(아시아축구연맹) U-20 여자 아시안컵 A조 우즈베키스탄과의 세 번째 게임을 13-0으로 크게 이기고 2위 자격으로 4강에 올라 9월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FIFA(국제축구연맹) U-20 여자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홍채빈, 양은서의 활약

호주와의 첫 게임에 폭설로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 선수들은 조별리그 마지막 게임 우즈베키스탄을 만나서는 비를 맞으며 뛰어야 했다. 그래도 시종일관 이겨야 한다는 의지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 이번 대회 조별리그 최고의 기록을 완성한 것이다. 현재 B조 1위 일본이 베트남을 상대로 10-0으로 이긴 것이 최고의 기록이었는데 그것을 사뿐히 넘어버렸다.

게임 시작 후 8분 만에 홍채빈이 대승 디딤돌을 놓았다. 양은서의 왼발 킥이 우즈베키스탄 수비수 몸에 맞고 흐른 공을 잡아 오른발로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다. 2분 뒤에는 오른쪽 윙백 김규연의 패스를 받은 양은서가 왼발 중거리슛을 정확하게 오른쪽 구석에 꽂아넣었다.

10분 만에 만든 두 골로 대승 자신감을 얻은 우리 선수들은 더 과감하게 우즈베키스탄을 압박했고 거기서 나온 실수를 용납하지 않았다. 20분에 양은서가 상대 골문 바로 앞에서 압박한 덕분에 김지연이 달려들어 왼발로 추가골을 넣었다. 또 2분 뒤에 주장 배예빈이 압박한 덕분에 상대 수비수의 백 패스 실수를 이끌어냈고 홍채빈이 왼발로 골을 넣었다.

홍채빈은 34분에 우리 팀의 첫 번째 해트트릭 주인공이 되었다. 황다영이 패스한 공을 받아 왼발 슛으로 우리 팀의 다섯 번째 골을 넣은 것이다. 전반 추가 시간에는 배예빈의 도움을 받아 황다영이 왼발로 쐐기골을 넣었다.

우리 선수들의 골을 향한 집념은 후반에도 변함이 없었다. 후반 시작 후 4분만에 홍채빈의 감각적인 원 터치 패스를 받은 양은서가 오른발로 추가골을 넣은 것이다. 61분에는 황다영의 왼발 중거리슛이 멋지게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갔고, 66분에 양은서가 우리 팀 두 번째 해트트릭 주인공이 됐다. 황다영의 왼쪽 측면 얼리 크로스가 낮게 깔려왔고 양은서가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살짝 방향을 틀어 넣은 것이다.

양은서는 해트트릭에서 그치지 않고 어시스트까지 2개를 더 보태 "전유경, 원채은"과 함께 우리 팀 공격 트리오에 자기 이름을 당당히 올려놓은 셈이다.

이렇게 두 명의 공격수 모두를 해트트릭 주인공으로 만든 우리 팀은 수비수들까지도 득점 행진에 가담한다는 저력을 보여줬다. 70분에 키다리 센터백 남승은이 오른쪽 코너킥(고은빈 도움) 세트피스 기회에서 헤더 골을 터뜨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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