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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홈팀 관중석, 초록 그라운드가 주는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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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Z 댓글 0건 조회 494회 작성일 24-05-2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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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람이 부는 토요일 저녁 숭의 아레나(인천 축구전용경기장) S석은 아무도 들어가지 못했다. 11일 FC 서울과의 홈 게임 종료 직후 발생한 인천 유나이티드 FC 일부 관중들의 물병 투척 사건으로 인해 이 게임부터 다섯 게임 동안 홈 응원석 폐쇄 징계가 시행됐기 때문이었다. 텅 빈 S석 중앙에 "RE: United"와 "건전한 응원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펼침막만 걸어놓았다.

조성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25일 오후 7시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24 K리그1 광주 FC와의 홈 게임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스테판 무고사의 페널티킥 동점골에 힘입어 1-1로 겨우 비겼다.

어려웠던 순간, 잘 나갔던 순간도 잊지 말라는 뜻

우리 삶도, 축구도 참 묘한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게임이었다. 진입조차 막힌 S석 반대쪽 관중석은 어웨이 팀 광주 FC 서포터즈가 노란 물결을 만들며 "빛고을"을 외쳤다. 광주 FC 서포터즈가 항상 펼쳐놓는 "심장이 뛰는 한 광주답게"가 더 어울리는 날이었다. 대다수 축구 클럽 서포터즈가 상대 팀을 향한 야유와 거친 말들을 초록 그라운드를 향해 쏟아내고 있는 것과는 달리 광주 FC를 응원하는 그들은 쓸데없는 응원 구호를 내뱉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장면만으로도 홈 다섯 게임 내내 S석에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게 된 인천 유나이티드 FC 팬들은 현장에서 더 깊은 생각을 펼칠 수 있는 경험을 한 셈이다. E석과 W석에서 간혹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징하는 응원가와 일부 선수를 응원하는 함성이 들리기도 했지만 이전에 거기 S석을 쩌렁쩌렁 울리는 함성과 박수, 북소리, 깃발들의 위용과는 비교할 수도 없었다.

사실 우리 축구팬 모두는 불과 몇 년 전까지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르기 위해 축구장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 그리고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면서 겨우 관중석이 열렸지만 가족, 친구 끼리도 멀리 떨어져 앉아야 했다는 것을 잊은 사람들이 많았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함성과 함박웃음을 맘껏 쏟아낼 수 있는 관중석으로 돌아온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잊은 것 아닐까?

자기 팀을 응원한다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앞뒤 가리지 않는 폭력적인 언동을 저지른 사람들이 다른 축구팬들에게 남긴 야만적인 후유증을 앞으로 몇 게임 더 지켜보게 된 것이다.

다른 스포츠 종목도 그렇지만 축구는 깨끗한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면 꽤 무거운 사후 조치를 단행한다. 최근에는 선수만 아니라 프로 구단을 향해서도 엄중한 징계가 떨어지기도 한다.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걸어온 길에서 벌어진 몇 장면만으로도 축구장 "선"을 넘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새길 수 있다. 2012년 인천 유나이티드 FC 마스코트 유티가 그라운드에서 폭행당한 사건 때문에 받은 징계로 그 해 6월 14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 게임을 관중 없이 치러야 했다. 2016년 11월 5일 수원 FC와의 시즌 마지막 홈 게임 1-0 승리로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잔류를 확정한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많은 관중들이 그라운드로 난입한 것 때문에 징계를 받기도 했다.

홈 팀 마스코트가 당한 일이었지만 경기장 안전은 모두가 지켜야 할 것이었고, 극적 잔류라는 감격의 역사 앞에서도 축구장의 선은 절대로 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이었다.

아울러 이 게임 내용으로도 축구 자체의 교훈은 어김없이 또 한 번 입증됐다. 어웨이 팀 광주 FC가 강한 압박으로 전반 내내 인천 유나이티드 FC를 괴롭히더니 후반 시작하자마자 엄지성의 왼쪽 측면 오른발 크로스로 최경록이 헤더 골(46분 43초)을 넣어 먼저 달아났다. 

89분에는 광주 FC 교체 선수 정지용이 상대 수비수 요니치의 실수를 가로채 골문 바로 앞에서 결정적인 오른발 추가골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인천 유나이티드 FC 민성준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막히고 말았다.

이 쐐기골 기회를 날린 광주 FC는 후반 추가 시간 5분이 다 끝나는 순간 어이없는 핸드 볼 반칙으로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주고 고개를 숙였다. 후반 교체 멤버 빅톨이 돌아온 인천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신진호가 날린 크로스를 막으려다가 오른팔을 잘못 내미는 바람에 VAR 카메라에 잡힌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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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분 전 추가골 기회를 날린 것도 돌이킬 수 없는 일이며 머리 대신 팔꿈치를 내민 교체 멤버의 탄식도 소용없는 일이 된 것이다. 기본적인 규칙이라도 최소한 종료 휘슬 소리가 울릴 때까지 지켜야 한다는 가르침이 또 맞아떨어진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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