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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지도 모르게 중계하고 싶다" 이호근 캐스터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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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Z 댓글 0건 조회 73회 작성일 19-10-0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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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포츠가 발전하려면 많은 요소들이 필요하다. 우선 리그를 할 수 있을 만큼 선수들과 구단이 있어야 할 것이고,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아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구단과 협회가 어떻게 일하느냐도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있으니, 바로 그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캐스터들은 그러한 스포츠 팬들을 만들어 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 5월  KBSN 스포츠 이호근 캐스터와 서울 상암동에서 진행한 인터뷰는 더더욱 그러한 확신이 들게 했다. 다음은 이 캐스터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캐스터 일을 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스포츠 캐스터는 처음에 <아이 러브 베이스볼> "하이라이트" 더빙과 축구 심야 중계방송을 하다가 농구를 거쳐 2013-2014 시즌 마지막 라운드부터 배구 중계를 시작했다. 캐스터가 성향에 맞고, 스포츠를 워낙 좋아해서 일을 계속했던 것 같다. 남자배구도 많이 나갔는데 여자배구의 황금기 때(런던 올림픽부터 지금까지) 집중적으로 중계를 나가서 그런지 어쩌다 보니 여자배구를 주로 하는 캐스터가 됐다. (웃음)"

- 어떤 스타일로 중계하려고 하는가?
"누가 중계하는지 모르게 중계하자는 생각이 있다. 중계를 보는 데 무리가 없게 경기 안에서 튀지 않고 녹아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돋보이는 것을 자제하는 편이다. 농담이 간혹 튈 때가 있는데 무난하게 있는 듯 없는 듯하는 게 목표다. 처음 캐스터를 꿈꿨을 때 목소리가 기억되는 캐스터였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아직 시작 단계라고 생각한다. 지금 KBSN 스포츠에서 막내인데 선배들을 보면 확실히 중계 경험과 현장에서의 기억이 중요한 것 같다."

- 여자배구를 중계할 때 본인이 느끼는 이숙자 해설위원과 한유미 해설위원의 해설 스타일이 궁금하다.
"이숙자 해설위원은 성격이 차분하시고 인품이 워낙 좋으시다. 내가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과정을 다 보신 분이다. 배구 중계를 시작했을 때 이숙자 해설위원도 방송을 막 시작할 즈음인지라 둘이 편집실에 같이 들어가서 옛날 영상을 보고 연습했다. 같이 시작했기 때문에 호흡이 안 맞을 수가 없다. 배구 공부를 하려고 "이호근의 발리뷰"라는 이름의 배구 기사를 연재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숙자 해설위원의 도움이 없었으면 힘들었을 것이다.

한유미 해설위원은 시각이 색다르다. 가끔 굉장히 좋은 말들이 나올 때가 있다. 캐스터로서 그런 좋은 멘트를 할 수 있게끔 질문을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털털하고 툭툭 뱉는 이미지인데 고민도 많이 하고 상처도 많이 받는다. 두 분의 선수 시절 포지션이 다르기 때문에 해설의 출발점이 다른 것 같다."
 
- 중계를 하면서 어떤 어려운 점이 있나.
"매번 어려운 점이 있다.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르니까 실수를 한다. 애매하게 말하는 걸 싫어하는 편이라서 판정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할 때 힘들 때가 있다. 판정 선동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애매한 상황에서는 속단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중계를 할 때 순간적으로 놓치는 상황도 있고, 매번 100퍼센트 현명하게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나의 주관과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한 말의 균형이 필요한 일이다.

선수가 잘하는 부분, 긍정적인 부분을 더 많이 이야기하느냐, 안 되는 부분, 보완해야 할 부분을 더 많이 얘기해야 하느냐의 갈등도 끊임없이 있다. 언제 이러한 얘기를 할 것인지 순간적인 선택도 해야 한다. 그 순간순간을 선택해서 질문을 던지고 해설위원의 의견을 끌어내야 한다. 내 말 한마디로 인해 누군가가 상처를 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현장 묘사가 주 업무이기 때문에 팩트에 근거한 비판에서 끝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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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스터라는 직업을 꿈꾸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기대와 다르다. 막상 되면 실망을 많이 한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출장을 가야 되고 집을 비우는 경우가 태반이다. 끊임없이 공부도 해야 한다. 처음부터 프로 스포츠 중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하나씩 하나씩 경력을 쌓아야 하는 것도 있다. 고통과 노력이 필요하다. 친구들을 자주 만나거나 규칙적으로 학원을 다니기가 어렵다. "주말에 왜 못 쉬지?" 하는 생각이 드는 삶에 좌절하는 경우도 있다. 또 주연이 되려고 하면 이 일을 하면 안 된다. 가끔씩 조연으로서 빛날 기회가 생기는 거지 항상 빛나는 직업이 아니다. 이것이 80~90%이고 팬들 앞에 보이는 부분은 10%가 안 된다.

물론 그 10%에 굉장히 매료되지만 너무 단적인 부분만 보고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은 점은 평생 직업이라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리를 내줘야 하는 직업이 많은데 캐스터는 40~50대가 핵심이다. 인생을 살아갈수록 표현이 생기고, 말의 깊이가 더 깊어진다. 순간의 영광이 아니라 선수들과 같이 늙어가는 것이 더 기대가 된다."

- 배구 캐스터로서 어떨 때 가장 보람을 느끼는가?
"배구 중계를 하면 그냥 좋다. 막내 이모가 주말마다 만화를 못 보게 하고 배구를 틀어놓으셔서 고려증권 경기를 봐야 했다. 어렸을 때 보던 경기를 지금 중계를 하고 있고, 어렸을 때 좋아했던 선수들을 감독으로 만나고, 중계석에서 만나면 기쁨을 많이 느낀다. 저번에 한번 흥국생명 경기에 꼬마 애들이 와서 팬이라는 말을 해주었는데 너무 기쁘더라. 어린 친구들이 중계를 듣는다는 생각을 하면 더 책임감이 생긴다. 선수들이 "중계 참 잘 들었다", "중계 너무 고맙다"고 말할 때도 보람을 느낀다. 긴 랠리 이후 점수가 났을 때 양쪽 다 잘했다고 말하면 점수를 내준 팀도 자기들의 플레이를 알아주는 거니까 고마워한다. 심판도 잘 판독했을 때는 칭찬을 하려고 한다."

- <캐놈들>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계기가 궁금하다.
"영상 편집은 <이호근의 발리뷰> 때부터 했었다. 최근에는 1분 인터뷰를 인스타그램에만 올리다가 농구의 김기웅 캐스터가 하는 <웅터뷰>를 같이 유튜브에 모아놓자, 모으는 김에 하고 싶은 얘기하자 해서 유튜브 계정을 만들게 되었다. 부담이 되면서도 기쁘다. 예전에는 배구 기사가 이렇게 많지 않았고, 배구 동영상을 전문적으로 찍는 사람도 없었는데 많이 발전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 이루고 싶은 목표나 꿈이 있다면.
"올림픽에 가보는 것이다. 올림픽에 가는 것이 아나운서에게는 진입 장벽이 많이 높다. 이번 도쿄 올림픽은 꼭 현장에서 중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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