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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 김경문호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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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Z 댓글 0건 조회 4,501회 작성일 19-11-1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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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대회 2연패는 실패했지만 태극전사들은 최선을 다했다. 17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한국은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일본에 3-5로 역전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1회 김하성의 선제 투런홈런, 김현수의 솔로홈런을 앞세워 기선을 제압했지만 이후 선발 양현종의 부진과 타선 침묵으로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야구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도쿄올림픽 본선행 티켓이라는 1차 목표를 완수했다. 국제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음에도 쿠바, 미국, 멕시코 등 만만치 않은 강팀들을 제압하며 한국야구의 저력을 과시했다. 강백호, 이정후, 고우석 등 젊은 피들의 성장을 통하여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큰 성과라고 할 만하다.

물론 대만전과 한일전 2연패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 수 아래로 꼽혔던 대만에게는 공수에서 모두 압도당하며 프로 정예멤버로 대표팀이 구성된 이래 최다점수차 패배이자 이번 대회 유일한 영봉패를 허용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일본을 상대로는 2경기 모두 선수층과 팀플레이의 세밀함에서 격차를 드러냈다.

패배는 깨끗하게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자학할 필요도 없다. 대만전과 한일전 패배만을 두고 이번 대회의 성과를 폄하하는 것은, 김경문호가 아직 "완성된 팀"이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김경문 감독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선발 논란에 휩쓸리며 불명예스럽게 자진사임한 선동열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올해 1월부터 다시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금메달을 수확했던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11년 만의 국가대표팀 사령탑 복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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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는 김경문 감독의 대표팀 2기 첫 무대였다. "베이징 세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노장이 되어 대표팀에서 물러났기에 원점에서 새로운 팀을 구축해야했고, 프리미어12에서는 호주와 대만보다 좋은 성적을 올려야 도쿄올림픽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는 어려운 조건까지 붙었다. 무엇보다 한국야구의 경쟁력과 대표팀의 투명성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도 급선무였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김경문 감독은 일단 목표를 완수했다. 대만전 완패는 가장 큰 옥에 티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 한일전 패배는 부인할 수 없는 한국과 일본의 실력차였다. 4년 전 김인식 감독이 이끌었던 프리미어12 때도 준결승 9회에서의 대역전극 때문에 상황이 반전되기는 했지만 내용상으로는 2경기 모두 완패하는 흐름이었다. 김경문호의 전력은 초대 대회 때와 비교하여 그리 낫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내용상으로는 2연전 모두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이번 대회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과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김 감독의 야구는 "직감의 야구"라고 할만큼 데이터보다 감독의 직관과 승부수를 중시한다. 11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김 감독의 스타일은 같았지만, 놀라울만큼 승부수가 잘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데이터가 축적된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김 감독의 과감한 수가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도 많았다. 김 감독이 베이징올림픽 우승에도 불구하고 정작 KBO리그에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 전무하며 심지어 "단기전에 약하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프리미어12에서 김 감독은 베이징 시절과 비교하면 적극적인 작전구사를 통한 경기 개입에 소극적이었다. 베이징올림픽 당시 부진한 이승엽을 끝까지 신뢰하면서 준결승 일본전과 결승 쿠바전 홈런으로 보답받은 것과 달리, 프리미어12에서는 박병호, 양의지, 김재환 등 중심타선이 끝내 침묵했다. 패배한 대만과 일본전에서 한국은 경기 흐름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대타 작전이나 주루플레이가 잘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종반까지 기존 주전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모습을 보였다. 믿었던 베테랑들의 집단 난조, 선수층의 한계 속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카드 자체가 많지 않았던 것이 김 감독의 선택지를 부족하게 만들었다.

다만 이것은 김 감독 개인의 문제가 아닌 KBO리그가 처한 구조적 문제에 가깝다. 김 감독은 일본전이 끝난 후 "패배의 책임은 전부 내 탓"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한국은 시작부터 이번 대회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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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의 2연전에서 결정적인 패인으로 거론되는 것이 "스몰볼"의 부재였다. 슈퍼라운드 최종전에선 무사 만루 찬스를 날린 이정후의 주루사가 있었고 결승전에서는 3회부터 5회까지 세 번이나 선두타자가 출루했으나 득점은커녕 진루조차도 제대로 못하는 장면들이 잇달아 나왔다.

수비력과 작전 소화능력의 세밀함 부족은 지난 몇 년간 "KBO리그의 질적 하락"과 더불어 끊임없이 거론되는 문제점이었다. 반대로 말하면 승리한 일본야구가 한국보다 여전히 앞서고 있는 부분, 혹은 우리가 따라잡아야할 부분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준 장면이었다. 

선수층은 어떠했는가. 김광현-양현종을 제외하면 국제전에 믿고 내보낼 만한 에이스 투수가 부족하고, 타선도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박병호-양의지를 대체할 카드가 없는 실정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에서 대만-일본전 등 중요한 순간에 부진했던 선수들 대부분이 베테랑들이란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들은 어차피 다음 프리미어12이나 WBC를 장담하기 어려운 선수들이다.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이 성장해야하는데 그것은 한국야구계와 KBO리그의 몫이지, 대표팀 감독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야구대표팀의 본격적인 세대교체는 이제야 겨우 시작된 것일뿐 아직 갈길이 먼 실정이다.

준우승은 현재의 김경문호에게 있어서 결코 실망스러운 결과물이 아니다. 아쉬움에 빠져있을 틈도 없은 없다. 당장 내년 도쿄올림픽을 준비해야한다. 이번 대회에서 얻은 경험은 김경문 감독은 물론이고 앞으로 한국야구를 이끌어갈 젊은 선수들에게도 귀중한 자산이 되었을 것이다. 내년 올림픽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야구대표팀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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