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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의 사과... 묻혀서는 안 될 우지원의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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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Z 댓글 0건 조회 4,577회 작성일 19-12-0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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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팬서비스" 논란을 둘러싸고 "선수와 팬 모두의 잘못"이라고 주장하여 물의를 일으켰던 김승현 전 농구선수가 결국 사과했다.

김승현은 지난 3일 우지원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팟캐스트 <우지원-김승현의 농구농구>에서 "팬 서비스 관련 비난에 대해 지난 주말 내내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 기사와 팬들의 댓글을 읽고 다시 한 번 당시 방송도 들으면서 너무 섣불리 판단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라며 "청취자와 농구 팬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을 많이했다. 상처를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 앞으로는 팬 여러분들과 더 공감하고 소통하면서 다가갈 수 있는 김승현이 되겠다"고 사과했다.

함께 출연한 우지원 역시 "지난 주말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팬 여러분들께 상처를 드렸다면 너무 죄송하다. 앞으로는 더 소통하고 팬들의 입장을 대변할수 있는 진행자이자 농구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승현은 지난 29일 팟캐스트 방송에서 전주 KCC의 팬 서비스 논란과 관련된 내용을 언급하며 구설수에 올랐다. 전주 KCC 선수들은 지난 23일 전주체육관에서 진행된 안양 KGC와의 경기가 끝난 뒤 관중석에서 손을 내민 한 어린이 팬의 하이파이브 요청을 대부분 외면하고 라커룸으로 향했다. 이 모습이 중계화면에 포착됐고 선수들은 "팬을 무시했다"는 비난 여론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김승현 위원은 "선수들은 큰 점수 차로 지게 되면 의욕도 상실되고 화가 나 있는 상태"라고 설명하며 "그날 만큼은 어린이 팬의 부모님이 하이파이브를 하지 않게 잡아줬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김승현은 "아이가 손만 내밀고 있지 아무런 말이나 제스처를 하지 않아 선수들이 못보고 지나간 것 같다. 아이가 적극적으로 "하이파이브 해주세요" 말했다면 거절할 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선수들을 두둔하기도 했다.

농구인의 입장으로서 후배 선수들이 특정한 사건 하나로 일방적인 비난만 듣는 상황이 안타까워 변호할 수는 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이나 팬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성급한 발언은 오히려 역풍만 몰고 왔다. 김승현이 명실상부한 KBL의 레전드이자 2002 부산 아시안게임의 영웅으로 누구보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당대 최고의 농구스타였던 것을 감안할 때, 팬들의 실망감이 그만큼 더 컸다고 볼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팬도 잘못"이라는 김승현의 섣부른 한마디가 불러온 파장으로 인해, 이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성찰은 오히려 묻혀버린 감이 있다는 사실이다.

논란이 됐던 방송에서 우지원은 "팬서비스는 "한국 농구의 문화"와 관련된 문제"라고 해석했다. 우지원은 "선수들은 경기에 이기고 지고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다. 특히 경기에 지고 나면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다니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다. 이는 선수들의 습성"이라고 설명하며 선수들이 경기에 패했을 때 팬서비스에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는 나름의 이유를 제시했다.

김승현도 여기에 동조하며 "경기에 지고있는데 웃고 있거나 떳떳하게 걸어다니면 이상하게 보는 어른들(코치, 감독, 구단 프런트 등을 지칭)이 있다"며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제시했다.

우지원은 당시에도 "결코 선수들의 입장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선수들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팬서비스 논란이 단순히 특정 선수나 구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농구에 만연해있는 구조적인 문제와 연관되어있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어찌보면 이 대목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핵심이었다.

프로스포츠는 결국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존재하는 산업이다. 승부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팬에 대한 존중이다. 그러나 한국의 프로스포츠는 전통적으로 승부에 따른 "성과 지상주의"가 "팬 퍼스트" 마인드보다 더 앞서있는게 사실이다. "운동선수가 운동만 잘하면 되지, 팬서비스는 좋으면 다행"이라는 인식을 지닌 이들이 아직도 스포츠계에 많다. 그리고 이런 인식을 지닌 이들이 농구계에서 선배, 코치, 감독, 프런트같이 높은 지위가 되었을 때 후배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자명하다.

또한 KBL에 진출한 외국인 선수나 귀화 혼혈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은 프로가 아니라 학생들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프로는 엄연한 성인이고 자신의 개성과 주관이 있는 사람인데, 한국 선수들은 선배나 지도자의 말에 무조건 복종하고 시키는 대로만 해야하는 학생같다는 것이다.

이처럼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은 눈앞의 성과에만 집착할 수밖에 없고, 자연히 결과가 좋지 않으면 주변의 눈치부터 보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선수들이 경기에 졌다고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팬들에 대한 예의보다 선배나 지도자, 구단의 반응을 더 중시하게 만드는 분위기 자체가 가장 먼저 타파해야할 한국농구의 악습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지금의 선수들도 결국 한국농구라는 낡은 구조가 만들어낸 "희생양"이라고 볼 수도 있다.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해주려던 농구계 선배들의 애정 어린 변호가 김승현의 "잘못된 실언" 한 마디로 불러온 후폭풍 때문에 모조리 묻혀버리고 서로에게 상처만 남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건이 더 이상 특정 개개인의 잘잘못만을 따지는 소모적인 논쟁이 아니라. 앞으로 한국 농구 문화의 낡은 악습을 어떻게 개선해나가야 할 지 "건강한 담론"으로 이어져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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