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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상승에서 급하락... KCC 롤러코스터 언제 멈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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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Z 댓글 0건 조회 4,435회 작성일 19-12-0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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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개막 이후 예측불허의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전주 KCC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KCC는 2019-2020 시즌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변화가 많았다. 일단 "승부사" 전창진 감독이 KCC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승부조작 파문으로 4년간 농구계를 떠나있었던 전 감독은 법적으로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고 현장으로 복귀했다.

전창진 호 출범과 동시에 KCC는 농구팬들을 충격에 빠뜨리는 결정을 내린다. 바로 구단의 레전드인 하승진-전태풍과 모두 결별하는 선택을 내린 것. 두 선수 모두 KCC의 우승멤버이자, 뛰어난 쇼맨십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비록 나이는 들었지만 각각 리그 최장신센터-뛰어난 테크니션으로 여전히 희소성을 갖춘 자원이었기에 KCC의 냉정한 결단에 모두가 놀랐다.

더구나 하승진과 전태풍이 모두 구단과 협상의 여지도 없이 일방적인 결별 통보를 받은 사실을 직접 폭로하며 팬들 사이에서는 의리없는 "토사구팽"이라는 비판 여론을 피할수 없었다.  KCC의 원클럽맨으로 남고싶었던 하승진은 고심 끝에 결국 34세의 이른 나이에 은퇴를 선택했고, 전태풍은 서운함을 간직한채 서울 SK에 새로운 둥지를 틀게됐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2019-20시즌에서 KCC는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에이스 이정현이 비시즌 농구월드컵 국가대표로 차출되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고, 외국인 선수들의 이름값도 떨어지는 편이었다. 전창진 감독의 오랜 현장 공백기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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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극복인가 싶었던 전반기

하지만 뚜껑을 열자 두번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KCC는 시즌 초반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이며 돌풍을 일으켰다. 송교창-김국찬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와, 전창진 감독 특유의 모션 오펜스를 앞세워 강팀들을 잇달아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KCC는 초반 13경기에서 8승 5패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강력한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농구계 복귀를 놓고 팬들의 호불호가 엇갈렸던 전창진 감독이지만 "능력만큼은 여전하다"는 감탄의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KCC는 상승세에 고무되었는지 또 한번 뜻밖의 결정을 내린다. 팀이 슬슬 자리잡아가던 시점에 돌연 울산 현대모비스와 2대4 대형 트레이드로 김국찬 등 젊은 선수들을 내주고 국가대표 라건아와 이대성을 영입한 것. KCC의 올시즌 세번째 반전이었다.

농구계는 충격에 빠졌고 KCC는 일약 "슈퍼팀"을 구성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다크호스에서 우승후보 0순위로 뛰어올랐다. 반년 사이에 잇달아 팀을 갈아엎는 수준의 대개편은 NBA에서도 쉽게 보기힘든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KCC답게 어김없이 "네번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트레이드 직후 KCC는 오히려 1승 4패로 역주행했다. 최근 3연패. 약체라고 평가받았던 시즌 초반 끈끈한 농구로 돌풍을 일으켰던 것과 정반대로, 이제는 호화멤버임에도 조직력이 망가지며 급속하게 무너지고 있다.

트레이드 상대였던 모비스가 오히려 빠른 속도로 팀을 재정비하며 KCC가 내준 이적생 김국찬이 펄펄 날고 있는 것과도 대조된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는 잘 순항하고 있던 팀에 "과욕"을 부린 것이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온 꼴이 됐다.

현재 KCC의 주전라인업은 라건아-이대성-이정현-송교창으로 각 포지션이 모두 국가대표급이다. 하지만 정작 시너지효과가 나지 않는다. 트레이드 이전까지 선수들이 공수에서 함께 부지런히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KCC의 플레이스타일이었는데 볼소유 시간이 많은 라건아와 이대성이 가세하며 오히려 조직력에 균열이 생겼다.

경기가 안풀리면 라건아에게 공을 넘기고 의존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정현과 이대성은 함께 뛸 때 한 명이 살아나면 한 명은 아예 묻혀버리는 엇박자가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선수 득점 선두를 달리던 송교창마저 공격 비중이 3, 4옵션까지 밀려나며 상승세가 꺾여버린 것은 덤. 여기에 기껏 대체 외국인 선수로 데려온 찰스 로드는 오자마자 부상을 당했고 일시대체로 카프리 엘스턴을 데려와야했다. 

트레이드 직후만 해도 KCC가 이렇게 부진이 길어질 것이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이적생들과 호흡을 맞추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감안해도 생각보다 경기력이 너무 좋지 못하다. 트레이드 이후 벌써 한달이 되어가고 있으며 중간에 팀을 정비할 휴식기도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변명이 어려운 경기력이다.

트레이드 효과

사실 전창진 감독에게는 일종의 징크스라고도 할수 있는데 유독 트레이드를 통한 변화에 적극적이었지만 정작 재미를 본 기억은 별로 없다. 부산 KT 시절에도 여러 번의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지만 결과적으로 큰 성과는 거두지못했고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선수단의 "고령화와 벤치 약화"라는 부작용만 초래했다는 평가다.

KT 시절 초반 전임 추일승 감독(현 고양 오리온)이 남겨놓은 두터운 토종 포워드진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했지만 재임 기간이 길어지며 갈수록 성적이 하락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KT는 2015년 전감독과 결별한 이후 몇 년간 하위권을 전전하며 빈약해진 선수층을 재건하는데 고생해야했다.

KCC에서도 비슷한 트라우마가 재현될 조짐이 보인다. 전창진 감독은 기본적으로 선수 육성능력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단기간에 성적을 끌어내는데 더 최적화된" 감독이다. KCC의 현재 선수구성을 보면 이정현이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베테랑이고, 이대성은 올시즌후 FA, 라건아는 내년 특별 드래프트를 앞두고 있다. 20대 세대교체의 핵심인 송교창도 슬슬 군입대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어떻게든 1~2년 이내에 우승권에 다가가야만 하는 선수구성이다.

올시즌 각종 논란에 시달린 KCC로서는 조급할 수 있다. 전창진 감독은 여전히 자격 논란을 두고 농구팬들의 호불호가 엇갈리는 인물이다. 프랜차이즈스타였던 하승진과 전태풍을 팬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떠나 보내며 지금의 팀을 개편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어린이 팬을 둘러싼 "팬서비스 무시" (11월 23일 안양 KGC 인삼공사전)논란도 있었다. 안팎으로 KCC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않은 상황에서 어떻게든 성적으로 만회해야한다는 부담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KCC는 오는 7일 원주 DB, 8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주말 백투백(연속 경기일정) 경기로 리그 일정을 재개한다. 지닌달 30일 고양 오리온전(73-87)전 패배 이후 일주일간의 휴식기를 거친 만큼 이제는 어느 정도 재정비된 모습을 보여줘야한다.  
만일 올시즌 KCC가 우승에 실패하거나 최소한 팬들을 납득시킬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이번 대형 트레이드는 KCC의 과욕과 무리수였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불과 반년 사이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KCC의 롤러코스터 행보가 올시즌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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