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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팔로세비치의 완벽한 조율, 인천 Utd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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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Z 댓글 0건 조회 4,558회 작성일 20-06-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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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초록 그라운드 위 기회가 찾아왔다. 그런데 한 팀은 그것을 놀라운 적중률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고, 다른 한 팀은 놓쳐서는 안 될 기회를 잡아내지 못해 형편 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김기동 감독이 이끌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가 5월 31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20 K리그 원 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미드필더 팔로세비치의 완벽한 플레이 메이킹 실력을 맘껏 자랑하며 4-1로 완승을 거두고 리그 4위(2승 1무 1패 8득점 4실점)까지 올라섰다.

포항 스틸러스, 슛 적중률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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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즌 개막 후 3게임을 치르며 단 1골도 못 넣고 두 번만 비긴 홈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지난 주 수원 블루윙즈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다친 케힌데의 빈 자리를 메우고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 간판 골잡이 스테판 무고사를 정점에 두고 좌우에 "김호남-송시우"를 배치하여 이전보다 더 공격적인 게임 운영을 펼쳤다. 

하지만 이러한 인천 유나이티드의 의도를 미리 알고 준비한 포항 스틸러스의 김기동 감독은 맞춤형 대응 전술을 선수들에게 심어주었다. 이 게임 전까지 세 게임을 치르며 페널티킥 1골만 내주며 짠물 수식어를 붙인 인천 유나이티드 쓰리 백 시스템을 뒤흔들기 위해 역습 방향을 상대 수비수들의 측면 뒤쪽 공간으로 둔 것이다.

어웨이 팀 포항이 원하는 게임 흐름은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잡혀나갔다. 7분 만에 시원한 첫 골을 뽑아낸 것이다. 포항이 노리는 측면 역습 패스를 인천 유나이티드 수비수 김정호가 걷어낼 수 있었지만 뒤로 물러나며 몸 중심이 흔들리는 바람에 포항의 새 날개 공격수 팔라시오스에게 공을 빼앗긴 것이 이 게임 첫 번째 결정적 순간이 되고 말았다.

여기서 팔라시오스는 오른쪽 측면 끝줄 가까이 치고 들어가서 컷 백 크로스를 낮게 깔아주었고 이 패스 타이밍을 완벽하게 읽은 포항 골잡이 일류첸코가 기다렸다는 듯 오른발 슛을 성공시켰다. 

포항이 원하는 흐름은 10분 뒤에도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운까지 따라오며 추가골 기쁨으로 이어졌다. 왼발잡이 미드필더 팔로세비치가 오른쪽 코너킥으로 올린 공이 인천 유나이티드 골문 앞 몸싸움을 펼친 여러 선수들을 그대로 지나쳐 반대쪽에서 기다리던 하창래의 오른발 인사이드 발리슛에 걸린 것이다. 이 게임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뛰면서 포항 포메이션을 팔색조로 만드는데 일조한 하창래가 친정 팀을 주저앉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완승의 기반을 게임 시작 후 17분 만에 만든 포항 스틸러스는 근래에 보기 드물게 유효 슛 적중률을 85.7%까지 찍어내는 퀄리티를 자랑했다. 이 게임 통틀어 14개의 슛 기록 중 무려 12개나 인천 유나이티드 골문 안쪽으로 날아가는 유효 슛이었다. 게임이 끝날 때까지 이 12개의 유효 슛 중에서 33.3%에 해당하는 4골을 성공시켰으니 다른 것은 고민할 일도 아니었다.

인천 유나이티드에게도 기회가 찾아왔지만...

시즌 초반마다 리그 순위표 바닥을 찍는 것이 익숙해진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 3게임을 치르며 임완섭 신임 감독의 지휘 아래 수비 집중력이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즌 첫 골과 첫 승리를 한꺼번에 따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가 호된 역풍을 온몸으로 맞고 말았다.

인천 유나이티드 입장에서 그나마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일은 먼저 두 골을 얻어맞았지만 남은 시간이 충분했다는 점, 따라붙을 수 있는 득점 기회가 분명히 있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얼마나 섬세한 마무리 능력이 필요한가를 깊이 깨달아야 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먼저 두 골을 내준 뒤 9분 뒤에 그토록 기다리던 시즌 첫 골을 성공시켰다.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뒤로 흐른 공을 문지환이 방향을 바꿔 내줬고 포항의 첫 골을 도운 팔라시오스 발끝에 맞고 나온 공을 잡은 인천 유나이티드 주장 김호남이 그림같은 오른발 감아차기로 꽂아넣었다.

한 골이라도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따라붙었다는 것은 게임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였다. 더 나아가 39분에는 믿기 힘든 동점골이 나오는 줄 알았다. 인천의 간판 골잡이 스테판 무고사의 왼발 발리슛이 흔들리는 포항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날아가 꽂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포항의 강현무 골키퍼는 그 가까운 거리에서 놀라운 반사 신경을 자랑하며 다리를 뻗어 막아냈다. 이 게임 완승을 거둔 팀이 포항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두 번째 결정적 순간이었다.

전반 종료 직전 추가 시간에 인천 유나이티드 가운데 미드필더 중 하나인 김준범이 무릎을 다쳐 실려나갔다. 갈 길 바쁜 인천 유나이티드로서는 참 안 되는 날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재성-부노자-마하지-케힌데"에 이어 김준범까지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아무리 위기라지만 인천 유나이티드에게 또 하나의 동점골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전 시작 후 42초 만에 중앙선 부근에서 김도혁의 멋진 역습 패스가 송시우의 공간 침투를 빛낸 것이다. 빠르게 공을 몰고 들어간 송시우 앞에는 이제 포항의 강현무 골키퍼만 남은 것이었다. 하지만 송시우의 왼발 슛은 어이없게도 골문 왼쪽으로 빗나가고 말았다. 

상주 상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송시우가 오랜만에 선발로 뛰면서 게임 흐름을 돌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시우 타임"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마무리 섬세함이 조금 모자랐던 것이다. 

축구의 신은 이렇게 결정적인 동점골 기회를 날린 인천 유나이티드에게 냉정하게 고개를 돌려버렸다. 69분에 포항의 멋진 역습 추가골이 터져나오며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바닥에 주저앉은 것이다.

포항 역습의 중심에 유능한 플레이 메이커 팔로세비치가 우뚝 서 있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진 이유도 있지만 이 때 나온 포항의 역습 흐름은 축구장의 박진감을 상징할만한 역습 교과서 명장면으로 남았다. 

왼쪽 측면에서 역습 패스를 넘겨받은 포항 미드필더 팔로세비치는 인천 수비라인이 무너지고 있는 흐름을 정확히 읽고 오른쪽 측면으로 빠져나가는 동료 골잡이 일류첸코에게 먼저 연결했고, 그 공은 곧바로 반대쪽 더 좋은 공간으로 달려들고 있는 이승모의 발 앞에 정확하게 배달됐다. 

축구의 역습 상황에서 빈 공간을 찾아 뛰는 동료들을 빛내기 위해 빠르고 적절한 패스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포항 선수들이 이 세 번째 골로 잘 가르쳐준 것이다.

뛰는 선수들도, 보는 축구팬들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포항 선수들의 완벽한 작품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86분에 더 아름다운 궤적의 쐐기골이 터진 것이다. 거기서도 역시 팔로세비치의 왼발은 보는 이들 모두가 감탄사를 터뜨릴 정도로 완벽했고 그래서 더 아름다웠다.

후반전 초반 팔라시오스 대신 들어온 송민규와 호흡을 이룬 팔로세비치는 인천 유나이티드 수비 뒤쪽으로 돌아들어가는 타이밍을 잡은 그에게 기막힌 왼발 찍어차기 로빙 어시스트를 넘겨준 것이다. 보기에는 흉내내기에 쉬울 것 같지만 팔로세비치의 왼발 끝 감각은 바로 앞에 이를 막으려는 인천 유나이티드 수비수 둘을 한꺼번에 무용지물로 만든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오른쪽에서 넘어온 이 그림같은 로빙 패스를 받은 송민규는 까다로운 오른발 발리 슛을 정확하게 차 넣었다. 

강원 FC 조재완과 대구 FC의 세징야가 성공시킨 회오리 슛은 축구 갈증을 느끼고 있는 외국의 팬들에게도 놀라운 반응을 일으킬 정도로 대단했지만 이번 포항의 마무리 쐐기골은 팔로세비치의 절묘한 로빙 어시스트와 송민규의 묵직한 마무리 모두 완벽한 작품이어서 앞서 나온 회오리슛들과 함께 두고두고 자랑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완승으로 리그 4위까지 올라선 포항 스틸러스는 이어지는 5라운드에서 상위권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울산 현대와의 동해안 더비 매치를 현충일 오후 7시 스틸야드에서 펼치게 된다.

2부리그에서 다시 올라온 부산 아이파크, 광주 FC와 나란히 최하위권을 이루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포항보다 하루 먼저 5일(금) 오후 7시 30분에 선두권을 노리고 있는 강팀 강원 FC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으로 불러들이게 된다.

2020 K리그 원 4라운드 결과(5월 31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 FC 1-4 포항 스틸러스 [득점 : 김호남(26분) / 일류첸코(7분,도움-팔라시오스), 하창래(17분,도움-팔로세비치), 이승모(69분,도움-일류첸코), 송민규(86분,도움-팔로세비치)]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
FW : 김호남(73분↔최범경), 무고사, 송시우(87분↔이호석)
MF : 김성주, 김도혁, 김준범(45+3분↔이우혁), 정동윤
DF : 김정호, 문지환, 김연수
GK : 정산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
FW : 일류첸코
AMF : 심동운, 팔로세비치, 팔라시오스(55분↔송민규)
DMF : 최영준, 이승모(77분↔이광혁)
DF : 김상원(90분↔고영준), 전민광, 김광석, 하창래
GK : 강현무

2020 K리그 1 현재 순위표
1 전북 현대 9점 3승 1패 5득점 2실점 +3
2 울산 현대 8점 2승 2무 9득점 4실점 +5
3 성남 FC 8점 2승 2무 4득점 1실점 +3
포항 스틸러스 7점 2승 1무 1패 8득점 4실점 +4
5 강원 FC 7점 2승 1무 1패 5득점 4실점 +1
6 상주 상무 7점 2승 1무 1패 4득점 5실점 -1
7 FC 서울 6점 2승 2패 4득점 5실점 -1
8 수원 블루윙즈 4점 1승 1무 2패 3득점 4실점 -1
9 대구 FC 3점 3무 1패 2득점 4실점 -2
10 부산 아이파크 2점 2무 2패 2득점 5실점 -3
11 인천 유나이티드 FC 2점 2무 2패 1득점 5실점 -4
12 광주 FC 1점 1무 3패 1득점 5실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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