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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빌딩만 20년째... 독수리는 나는 법을 잊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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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Z 댓글 0건 조회 5,234회 작성일 20-06-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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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가 5월의 마지막날을 최하위로 떨어지면서 마감했다. 한화는 지난달 3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4-6으로 역전패했다. 한화는 5월 23일 창원 NC다이노스전부터 최근 무려 8연패를 당했다. 더구나 이날 맞대결 패배로 SK에 9위 자리마저 내주고 드디어 최하위(7승17패)에 자리 잡았다. 반면 SK는 한화를 보약삼아 시즌 첫 3연전 스윕-위닝시리즈를 달성하며 꼴찌탈출과 함께 4연승의 쾌조를 이어갔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2020시즌 KBO리그 개막을 앞두고 각 팀의 전력을 전망하며 한화를 최하위로 평가한 바 있다. ESPN은 "한화는 역사에 빛나는 순간은 많지 않았지만 열정적인 팬들을 보유했다. 염소의 저주에 시달리던 때의 시카고 컵스와 비슷하다. 하지만 유망주 육성은 리그 최악으로 평가받으며, 로스터에는 베테랑들과 경험 없는 어린 선수들로만 구성됐다. 외국인 투수 서폴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한화는 개막 한 달 만에 꼴찌로 추락했고 ESPN의 분석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최근 연패에 빠진 한화의 가장 큰 고민은 허약한 타선이었다. 간판타자 김태균이 11경기에서 타율 0.103에 그치며 지난달 20일 이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은 경기에는 나서고 있지만 19경기에서 타율 .225에 2홈런 10타점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시즌 초반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던 하주석과 오선진 등은 부상으로 연쇄 이탈했다. 냉정하게 말하여 한화의 타선은 현재 10개구단 중 최약체라고 할 만하다.

연패 기간 동안 한화는 팀타율이 .202, 22득점, 득점권 타율 .167로 모두 리그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31일 SK전에서도 호잉이 13경기에서 스리런 홈런포를 가동하며 부활하는 듯했지만 이후 한화 타선은 4회초 상대 실책과 폭투로 고작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할 토종 타선은 최진행-이성열-송광민이 도합 볼넷 2개만 얻어냈을뿐 무안타에 그쳤다.

한화는 8회말 2점차로 끌려가던 도중 마무리 정우람을 등판시키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지난 22일 창원 NC전 등판 무려 이후 9경기 만의 등판이었다. 팀이 계속 지다보니 좀처럼 등판할 기회를 잡지 못한 탓에 공백기가 길어지자 실전 감각 유지를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올린 것이었다. 연패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핵심 마무리를 지고 있는 경기에 투입한 것인데, 이는 한화의 초라한 현 주소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공백도 있지만 한화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빈약한 선수층"이다. 장기레이스에선 어느 팀이든 부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화는 주전급 선수 3~4명만 이탈하거나 부진에 빠지기라도 하면 팀운영 자체가 어려울만큼 선수층이 얇다. ESPN의 평가처럼 한화는 노쇠해 가는 베테랑과 미숙한 유망주들 외에 팀의 "허리"를 지탱해줘야할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중견급 선수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는 다시 말하면 그동안 한화의 리빌딩과 세대교체가 철저히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화가 KBO리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것은 1999년이다. 당시 한화는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장종훈 로마이어, 데이비스 등 독수리군단의 최전성기를 이끈 호화멤버들을 앞세워 한 20세기의 마지막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하지만 당시도 이미 주전급 선수들은 대부분 30대를 넘긴 터라 서서히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하는 시점이었다.

한화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그래도 노장 선수들의 활약과 류현진-김태균 등 몇몇 특급 스타들의 등장에 힘입어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으며 급격하게 몰락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는 본격적인 암흑기를 불과 몇 년 지연시킨 것에 불과했다. 오히려 현실에 안주하여 팀의 체질개선을 늦추게 만드는 부작용이 됐다. 결국 한화는 2000년대 후반부터 한계에 봉착하며 끝이 안 보이는 터널로 접어들었다.

한화가 본격적인 암흑기에 접어든 2008년 이후 최근 12년간 한화의 PS 진출은 단 1회(2018년)에 불과하다. 반면 꼴찌는 무려 5번이나 기록했다. "리빌딩" "육성" "세대교체" "체질개선" 같은 단어들이 뒤늦게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지만 그나마도 1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명색이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로구단임에도 제대로 된 2군 연습장은 2012년에 처음 지어졌을 정도로,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나 투자에 대한 인식이 낮았다. 

팀운영의 방향성도 장기적인 계획이나 일관성없이 자주 오락가락했다. 하필 세대교체와 선수육성이 가장 필요하던 과도기에 여러 감독들을 이름값만 보고 무분별하게 영입했다가 오히려 성적도 미래도 모두 놓치는 혼란을 거듭했다.

또한 한대화-김응용 감독은 성적은 부진했어도 최소한 유망주들을 어느 정도 키우려는 시도라도 했던 반면, 김성근 감독 시절에는 무리한 베테랑 의존도, FA 영입, 선수혹사 등으로 그나마 육성해온 유망주 팜마저 붕괴됐다. 

결국 한화는 2017년부터 다시 육성으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여전히 성과는 지지부진하다. 현재 한화에서 차세대 주전급으로 기대되는 20대 선수는 하주석과 정은원 정도에 불과하다. "화수분"으로 명성이 높은 두산 베어스나 키움 히어로즈 등과 비교할 때 한화가 10년이 넘도록 얼마나 선수들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한화에서 2000년대 이후 배출했다고 할만한 정상급 스타는 류현진과 김태균 정도에 불과하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로 떠난 지 7년이 넘었고, 김태균도 어느덧 불혹을 앞둔 노장이다. 2000년대 후반 유망주로 불리며 기대를 모았던 인재들 중 한화에 남은 선수들도 이제는 대부분 노장이 됐다. 현대야구에서는 선수 개개인이나 감독의 능력보다 프런트의 역량이 곧 그 팀의 경쟁력이라고 했을 때, 한화 프런트는 낙제점에 가깝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한화는 거의 20년 가까이 리빌딩이라는 실체 없는 메아리를 반복하고 있다. 비슷하게 암흑기를 거친 롯데나 LG는 중흥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던 것과 달리, 한화는 미래를 생각해도 별로 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고민이다.

KBO리그 최고의 "보살팬덤"으로 불리우는 한화 팬들의 변함 없는 응원에 독수리 군단이 보답할 수 있는 날은 언제쯤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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